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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은막
2024. 6. 4.

04

 

세월은 무심하게도 흘러, 어느덧 이안이 하렘에 발을 들인지도 반 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 사이 하렘은 초창기의 북적한 분위기에서 차차 질서가 잡히는 모양새였다. 새로 들어온 하툰들도 자신의 자리를 잡아 갔다. 이안으로 말하자면 지위도 예법도 전부 주먹구구식이었던 예전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한평생 황실 내에 몸담고 있던 사람으로써 조금이나마 질서의 필요성을 알고 있었기에 큰 불만 없이 수긍했다.

 

다만 신경쓰이는 것이라면 어머니가 보내시는 편지의 내용이었다. 어머니께서는 타국에서 고생하고 있을 자신에게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셨지만, 행간 곳곳에 피로의 흔적이 보였다. 다 쓰려져가는 나라를 어떻게든 지탱하려는 지도자의 고뇌. 이안의 입안이 씁쓸했다. 만일 이교도들의 말대로 제국이 정말로 세계를 멸망시킨다면, 적어도 제국의 중심에 선 수도까지 도외시하지는 않겠지. 그렇다면 하렘은 안전하지 않을까. 어머니가 남몰래 그런 계산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안 또한 이 사태를 막을 해답은 제국의 수도에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래서 이안은 최대한 밝은 내용으로 편지에 답했다. 다른 하툰들이 다들 잘 해준다던가, 음식이 입에 잘 맞는다던가.

 

그러나 이안의 본질은 첩자였다. 그리고 첩자가 교환하는 편지는 본질적으로 정보통이었다. 눈에 띄어도 책 잡힐 일 없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효과적인 수단. 그러니 이안도 어머니께서 보내시는 편지의 행간을 읽을 줄 알았다. 이안은 편지의 한 부분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발리데 술탄께서 나라의 정사를 돌봐주시니 걱정할 것이 없겠구나. 이것 또한 어딘가 숨어 있는 공국의 첩자가 어머니를 통해 자신에게 전하는 내용이리라. 발리데 술탄이라... 파디샤와 사이가 나빠 뵈지는 않았지만, 그가 정사에 관여한다면 정치적으로 두 사람은 부딪칠 수밖에 없다. 발리데 술탄의 목적이 무엇일까. 자신으로써는 그에게 섣불리 접근할 수 없다. 만일 제국이 이교도와 관여하고 있는 것이 맞다면, 발리데 술탄은 그 사실을 모를 수가 없다. 그렇다면 알고 있는 것이 되고, 알고도 관여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자연스레 제국의 계획에 핵심적인 인물로 추려낼 수 있다. 더불어 발리데 술탄은 선대 파디샤와 함께 공국의 침략을 명령한 이다. 이안에게는 개인적인 원한 또한 있다. 그런 자신이 살갑게 붙어 봤자 의심만 사겠지.

 

주변인을 캐 보는 방법에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주변인 관리도 철저할 것 같은데. 이안이 그나마 친분을 쌓은 발리데 술탄의 지인이라면 파디샤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 이안은 파디샤에 대한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못했다. 그러니 그 쪽으로 접근하는 것은 보류.

 

결국 이안이 직접 움직이는 수밖에 없나. 마침 더 이상 하렘에만 붙어 있는 것이 찌뿌둥하던 차다. 애초에 자신은 한 곳에만 머물러 있는 성미도 아니고 말이다. 구궁전의 미로같은 지하 수로를 이용한다면 구궁전의 어디든 물론이고 잘하면 궁전 밖까지 나갈 수 있을 터다. 앞으로 몇 년을 여기서 머물게 될지 모른다. 이안은 그 전초지를 미리 마련해 놓고 싶었다. 마침 하렘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니, 자신이 슬쩍 사라져도 눈치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애초에 하렘에 들어오자마자 여기저기 탐험하기를 즐기는 사람으로 인식되었으니 또 어딘가에서 수련을 하거나 구경을 하고 있겠거니 하고 생각하겠지. 문제라면 파디샤가 찾아와서 정말로 자신을 찾아내야 할 때인데, 퍄다샤는 상냥하게도 방문하기 전 미리 예고를 하는 편이니 그 방면에서도 걱정을 덜었다.

 

이안은 아침 일찍 홀로 나설 채비를 마치고 얼굴을 가릴 천이 든 바구니를 들었다. 그 위는 소풍을 나갈 것처럼 과일과 먹을 것으로 얹어 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서는 길에는 누군가 자신을 찾는 사람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일직선으로 구궁전으로 가지 않고, 멀리서부터 구불구불 돌아서 자신의 목적지를 모르게 했다. 아니, 얼핏 보면 목적지가 없는 것도 같았다. 누군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안은 경계를 풀었다. 이미 구궁전에 다다르고 난 뒤였다.

 

수백 년부터 조금씩 증축된 궁전은 보안을 위해 건물을 쌓아올릴 때마다 그 건물을 설계하고 건설된 사람들을 처형했다. 그 탓에 설계자들은 언제나 자신이 도망칠 길을 몰래 만들어두곤 한다. 수백명이 만들어낸 복잡한 퇴로들이 얽혀 구궁전의 길은 마치 미로와 같았다.

 

이안은 바구니를 들고 별실을 지나쳐 감금실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감금실은 구궁전 안에서도 안쪽으로 깊어, 사람이 잘 오지 않았다. 이곳의 창문들은 창문이라기보다는 숨구멍에 가깝겠지. 몇몇 문에는 석회를 발라 왕위에 방해가 되는 술탄들을 가두어둔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어떤 칼파는 술탄들의 유령이 나온다며 이곳을 꺼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안은 바로 이곳에 볼일이 있었다. 지난 번에 이곳에 왔을 때 이상한 것을 발견했던 탓이다. 그 때는 다른 시종들과 함께였고, 감금실이 무섭다며 돌아가자고 성화여서 직접 확인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안은 안쪽 복도의 벽 위를 만졌다. 그러자 벽처럼 보였던 벽돌들이 옆으로 우르르 밀려나고, 낡은 복도가 입구를 드러냈다.

 

“……!”

 

이안이 눈앞의 복도를 응시했다. 이 앞으로 걸어나가면 어디로 가는지 더 이상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까지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이안이 결심을 하고 한 발을 떼려고 했을 때―

 

“음, 그건 몰랐다만.”

 

가장 예상하지 않았던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파디사, 그러니까, 리콰이드가 여기 왜? 설마 자신이 환청이라도 들은 것일까? 이안은 잠시 고민했다. 그래. 잘못 들은 게 틀림없다. 이안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다시 나아가려고 발을 떼었다.

 

“그러니까, 거의 곤충 급으로 돌아다니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통로 아닌가 싶은데.”

“……”

 

이안이 천천히 돌아봤다. 자신의 관절에서 삐걱 소리가 났다. 그래도 뭐라도 대답해야 해,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해, 이안 허드슨. 힘내라, 이안 허드슨!

 

“이런 곳에서 마주치다니 우연이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내가 여기 온다는 걸 몰랐을 테니. 도대체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지?”

 

리콰이드도 어이없어 보였다. 이안은 눈을 두 번 정도 굴리고는 최선을 다해 대답했다.

 

“길…을 잃었어요!”

“아. 하지만 길은 지금… 보다시피 낡은 비밀 통로를 개방할 정도로 잘 알고 있어 보이네만?”

“우연이에요.”

 

이안은 최선을 다했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속으로 주문을 걸었다. 제발넘어가라제발넘어가라제발넘어가라………

 

“거기 공국은 우연이나 의도가 아니라는 말을 혹시 반대로 쓰나?”

“그렇지만 보세요, 저 벽돌, 다른 것들보다 먼지가 없잖아요. 저런 게 있으니까, 궁금해서…”

 

리콰이드의 시선이 흘끗 벽으로 향했다. 이안도 억울했다. 방금 발견한 비밀통로를 가지고 어디 간 것도 아니고, 그냥 딱 눌러봤을 뿐인데! 물론 어디 가려고 하긴 했지만! 눌러본 것 가지고 죄가 되지는 않을 거다.

 

“…음, 구궁전 모두에게 잊힌 비밀통로도 많은데, 이건 누군가가 최근까지 사용하고 있었던 통로였나.”

 

리콰이드도 손을 뻗어 벽돌을 한 번 만져보다가 납득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다, 그냥 넘어가주나 보다.

 

“그렇다면 하렘에서 여기까지 온 건 이런…것 때문에 궁금해져서?”

“그건…”

 

이안은 잠시 뭐라고 변명했는지 떠올리는 데 시간을 사용했다.

 

“아 맞다, 길을 잃었었죠.”

“그건 말고, 궁금해서?”

“그것도 있고…”

“또 뭐를.”

“아, 꽃!”

 

이안은 그제야 자신이 소풍 바구니를 들고 나왔다는 것을 자각했다. 원래는 밖으로 나갈 것까지 생각했는데, 발목이 잡혀서는!

 

“누가 이 쪽 꽃이 예쁘다고 했어요. 보세요, 요깃거리도 들고 나왔잖아요.”

“그랬군…… 그러니까 꽃을, 감금실에서.”

“감금실은 아니고, 구궁전이요. 몇몇 하툰들의 솜씨가 칼파보다 더 뛰어나댔어요.”

 

이안은 최대한 그럴듯한 구실을 자신이 들어서 알고 있는 사실과 조합했다. 평소보다 눈을 더 많이 깜빡이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말이다.

 

“아, 여기도 꽃… 향기가 좋네요!”

 

이안은 리콰이드의 눈치를 열심히 봤다. 안타깝게도 리콰이드는 이미 이안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에 회의적인 것 같았다.

 

“아. 감금실에서.”

“…향불인가?”

“……”

 

다시 한 번 말하자, 이안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정말,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할 생각이 없다는 거지. 그 꽃은 진짜 찾아갈 생각인 건가?”

“음…다음 번에요.”

“아, 다음 번에도 오겠다고.”

 

오는 것 자체는 규칙 위반이 아니니 말이다. 애초에 들키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디서 튀어나온 인간이 갑자기 나와서 말을 걸었으니, 오늘은 텄다.

 

“기왕 만났으니 같이 돌아갈래요? 근데 파댜샤는 여기까지 어쩐 일이세요? 저는… 맞다, 꽃, 네. 꽃 때문이고요.”

“발리데 술탄을 만나러 왔다만. 길을 잃었다며.”

“맞다, 음…”

 

이안은 또 자각하지 못한 채로 눈을 굴렸다.

 

“음, 그것도 맞을 거에요. 아마도요.”

 

수상하겠지, 수상할 거야. 수상하겠지! 이안은 찔리는 양심을 주체할 수 없는 나머지 입을 뗐다.

 

“…내쫓으실 건가요?”

“하렘의 일원이 구하렘에 있는 것이? 글쎄, 사적으로 수상할 순 있어도 규칙 위반은 아닌지라. 내쫓기까지는 할 수 없겠지.”

“맞다, 그렇죠, 다행이다. 규칙 위반한 건 없고, 수상하지도 않으니…까요. 그렇죠?”

 

그렇네, 그 말이 맞다. 생각해보니 자신은 하나도 잘못한 게 없다. 아직 바깥으로 나간 것도 아니고, 그저 구궁전을 떠돌다가 지하 미로를 발견했을 뿐. 그 정도는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잖아? 이안 허드슨은 갑자기 자신감이 차올라 어깨를 폈다.

 

“수상한데.”

 

그러나 기껏 부풀어오른 자신감은 리콰이드의 지적 한 번에 무너졌다. 이안이 으으윽 소리를 내며 머리를 감싸쥐자, 아침에 나들이를 간다고 열심히 칼파들이 관리해주었던 머리가 다 망가졌다.

 

“어려워요……”

“그렇게까지 거짓말을 해야 하는 건가…”

“그러게요…”

 

리콰이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안은 그에 맞춰 한숨을 폭 쉬었다. 수상했겠지, 수상하겠지! 당분간은 좀 사리고 있어야겠다. 그나저나 자신을 발견한 것이 리콰이드라는 것을 행운이라고 봐야 할까, 불운이라고 봐야 할까. 리콰이드가 자신을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있다는 것은 이안도 자각할 수 있었다. 이안은 자신을 향한 시선에 민감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과연 자신 또한 리콰이드에게, 제국의 파디샤에게 호의를 가져도 되는지에 대한 것은 분간할 수 없었다.

 

리콰이드의 너그러운 웃음. 그것은 세계를 파멸로 몰아넣을 자의 웃음인 걸까. 이미 모든 비밀통로를 꿰뚫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조소일까, 아니면 그저 아무것도 모르면서 짓는 웃음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파디샤 정도의 사람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되었다. 이안이 발리데 술탄을 중요 위험 인물로 낙점지은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나 이안은 근래 정보를 모으며 무언가 이상한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아직은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내기 어려웠지만…

 

이안이 직접 움직이는 것 외에 또 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파디샤를 파헤쳐야 했다.

 

리콰이드와 함께 나란히 하렘으로 돌아오며, 이안은 그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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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ZNGqBDRJg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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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을 시작하기 전에

저... 이 시날의 제목을 읽어보자마자 너무 가보고 싶었어요ㅋㅋㅋㅋ 마스터로써든 플레이어로든... 그렇지만 凶러버인 저로써는 이렇게 끝내주게 흉적인 제목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다고요. 복수를 위해 살아간다? 그것도 이렇게 긍정적으로 맑고 힘차고 강하게? 이거 완전 포지티브 양기 凶이라고요. 언젠가 또 세션에서 해보고 싶어요. 복수를 위해 매일매일! 힘차게! 살아가는! 인간!!!

게다가 전날에 이 시날을 통해 페어캐의 집을 폭파시켜서 강제 동거관으로 만들어버렸다는 핑퐁님의 말씀을 듣고... 어? 마사라는 이 사람 유명한 사람인 것 같고? 그렇다면 화끈하게 경찰청 폭파시키면 테츠가 어떻게 나올까...ㅋㅋㅋㅋ 궁금해져서 그렇게 개변해버렸네요ㅋㅋㅋ

 

세션

확실히 생각보다 속도감 있는 세션이었어요! 역시 액션이 들어간 시날은 그렇게 되나 봐요. 그럼에도 개연성을 챙기기 위해서 알잇카 9에서는 장면 전환에 전환에 전환을 연속했었죠ㅋㅋㅋ 그런 사소한 면이라도 개연성을 어떻게든 가져가려는 면이 이 시나리오의 성실한 면이라고 느꼈답니다. 사실 액션씬을 둘수사로 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의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장면은 둘수사로 긴박감을 높이고 우왕자왕 하는 장면은 일반 장면으로 가져가니 어느 정도 밸런스가 맞았던 것 같아요. 둘형사 시나리오 맨날 욕했지만ㅋㅋㅋㅋ 이런 부분에서는 좋은 시날도 있네요...

 

탐정 누누님

우리 테츠와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죠! 뭐니뭐니해도 범인의 모티브가 복수고, 복수를 위해 살아간다는 게 시나리오의 주제였으니까요. 저는 테츠가 우리가 이 사람을 죽인 거다, 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던 게 기억에 오래 남아요. 하지만 복수를 성공했다면 과연 하야시 쇼코는 죽지 않았을까요? 복수 이후에는 무엇이 있는 걸까요. 카논이 걱정하는 건 바로 그 지점인 것 같아요. 하야시 쇼코처럼 테츠가 심정적으로 죽어버릴까봐요. 아아 후련했다~~ 하고 복수 이후에 국밥이나 먹으러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ㅋㅋㅋㅋ 왜 예전에 트위터에서 돌았던 말처럼 복수 이후에 허무한 건 복수만을 보고 달려왔기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이것저것 병행하면서 복수도 해야 허무하지 않은 거라고ㅋㅋㅋㅋㅋ 했던 것처럼 하야시 쇼코는 복수만을 보고 달려왔기에 그 때 인생 최고의 순간이 끝나고 죽어버린 거겠죠. 테츠는 어떻게 움직이고 싶은지... 누누님께서는 어떤 결말을 내고 싶으신지 궁금하네요.

처음에는 단순히 품앗이를 할 수 있는 페어로 짰는데 이렇게 시나리오의 테마들이 페어의 테마와 맞물려가면서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것도 캠? 페인으로 가는 세션의 묘미겠죠! 처음에 유들유들하게 대하다가 까칠하게 나오는 테츠의 태도도 재밌고요ㅋㅋㅋ 아마 카논은 테츠가 까칠하게 대하든... 말든.... 그냥 껍질 한 부분이 까져서 그런 거려니 무던하게 생각할 것 같아요. 딱히 테츠가 카논을 어떻게 대한다고 해서 테츠가 카논의 친구인 것은 변치 않으리라고 생각하니까요.

마치며

이제 슬슬 둘형사 품앗이도 후반부로 접어드네요! 보이지 않는 정의의 실 다음은 렌즈 너머에서는, 이었죠. 둘 다 시리어스한 시나리오라서 기대가 되어요. 인생에는 폭탄이 필요하다는 나름 시리어스 하다면?? 시리어스 한 시나리였지만 네... 감출 수 없는 옷걸이 살인마성이 있으니까... 그래도 오랜만에 덜 황당하고... 짜임새 있어서 나름 잘 쓰인 둘수사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습니다ㅋㅋㅋ

여러모로 테츠와 카논의 관계성이나, 둘 페어에서 테마로 다루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세션인 것 같아서 좋네요. 즐거웠던 세션인데 직후에 타래로 후기를 남기지 못해서 짧게나마 글로 다듬어 적어봐요. 다음 세션에는 또 어떤 것이 테마가 될지 기대하면서! 후기도 마쳐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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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 Stained 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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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3rd 시오미즈 캠페인

0화 Gypsophila’s Garden w. 샤샤

1화 First Step w. 오퓸

1.5화 Shape of Love w.천재

2화 Stained Score .w오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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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일단 지난이야기는 멋진 장면을 들고 옵니다.

 

아래 내용부터 DX3rd 시나리오 <Stained Score> 및 <Shape of love>등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더보기

프리 플레이

하...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무슨 브금 틀었는지 생각이 안 납니다.

적당히 그때의 플리에 있던  걸 틀도록 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로그읽고오니까 정신이 번쩍드네 어우

 

 

https://youtu.be/KyIxn10Vl6M

 

우선 이번 시나리오! 다시 무서웠던 셰옵러를 마치고 다시 멘토콘으로 돌아왔는데... 전 정말 룰루랄라 하는 생각으로 갔거든요?! 그랬거든요?!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퓨우로 이안의 신드롬 탐방기도 거의 끝이 나가네요. 다음 3화 시트를 짜는데, 이제 정말 거진 할 건 다 했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다 익혀진 건 아니고, 맛보기니까~ 이제 드디어 어떤 신드롬에 어떤 이펙트가 있는지를 어렴풋이 익힌 듯한 기분이 듭니다. 우로보로스로 재입문...! 쉽지 않은 길이었다...!!

미 안 해 ( 정 말 )

 

이지페이커로는 충동탐지를 들고 갔고, 이지이펙트로 드디어 리키에게 무언몸짓발짓으로 말을 전하려고 그림자극을 들고 갔는데 충동탐지는 쓸 기회가 없었지만 그림자극은 요긴하게 써먹어서 뿌듯했어요. 그림자극으로 소통하는 이안리키 귀여워ㅋㅋㅋㅋ 근데 이 시나리오 끝나고 나니까 왜 충동탐지 추천하셨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어라...? 리키의 충동이...? (머 오버드 충동이 거기서 거기겠지마는) 근데 리키가 사라져...? 그것도 적으로 돌아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

 

두고두고 생각하는 거지만 생환자 정말 잘 들고 온 것 같아요. 이안 허드슨이라는 컨셉에도 잘 맞고 아주 뿌듯합니다. 성능 애매하다고 하셨던 것 같지만? 어쨌든 저는 만족하고 좋아요. 그렇다면 최고의 디로가 아닐까요q(≧▽≦q) 이안은 어쨌거나 일상에 대한 애착이라고 해야할까, 그 집념이 강한 오버드일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마법사인 이안도 맨 처음에 각성하자마자 했던 고민이 그거였죠. 이렇게 강한 힘이 존재하고 내가 모르던 세계 질서가 존재하다니 원래 내가 살아가던 일상이란 이렇게 연약한 것이었나? 나는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부술 힘이 있는데 이 힘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 거지? 하는 불안함과 막막함. 이 고민을 지금의 오버드 이안도 똑같이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마법사 이안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신념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리키와 싸우면서 이 힘은 자신의 뜻을 관철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그리고 자신의 방식대로 인계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납득했지만요. 오버드 이안은 그 과정에서 헤메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자신의 기반을 못 잡고 있기 때문에 후미와 키쿠와의 일도, 란과의 일에서도 크게 동요하는 것이지 싶네요.

 

리키가 그걸 보고 '원망해야 할 대상이 없었다'고 표현한 건 정말 탁월한 것 같아요. 이안이 오버드가 된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고, 이안을 오버드로 만든 안개꽃의 정원 또한 상냥한 존재였기에 이안의 원망과 고민은 갈 곳을 잃었죠. 그가 자신을 괴물이라고 표현한 것은, 어떤 의미로 '자신조차 해명 불가능한 존재'라는 뜻에서 괴물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괴물이란 원래 대화도 통하지 않고, 그 누구도 무언가라고 정립 불가능한 존재니까요.

 

 

룰&시나리오

https://youtu.be/E-_cHAvCar8?si=jyy76IWIneUbjkjl

네번째 시나리오에 접어들면서 더블크로스도 조금씩 익숙해지는 듯 해요! 덥크의 테이스트도 조금이나마 알 것 같고요. 그래서 그런지 이안리키 하면 생각나는 룰에 더블크로스라고 답해 주신 것에 납득하고 있어요. PC1,2가 후려쳐지면 뒷번호가 일으켜줘야 하는 시나리오... 그런 상냥함에 취해 이안 허드슨도 조금 물렁해진 것 같은데요(^^) 빠져가지곤...  시나로가 상냥하게 초반부터 접근해주는데 사가지없게 굽니다.  PC1이 땅파도 갑자기 일어나서 싸다구를 날리지 않는다니 정말로 상냥한 룰이에요... 

사이좋은 펄하 멘토멘티

 

UGN쪽 멘토와 멘티가 리키와 이안이었다면 펄하쪽 멘토멘티는 카.쿄와 란이었죠. 이렇게 대칭 구도를 이루는 것도, 카쿄가 멘티 육성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결국 모두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물론 카쿄는 여러모로 무서운 전투를 하는 사람이고 펄하는 천하의 몹쓸 놈들이라는 것을 알지만... 천하의 몹쓸 놈들도 인간적인 면모가 한둘은 있잖아요? 그래서 더 입체적인 악역이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악역끼리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던가, 동료애를 느낀다던가, 하는 모먼트를 좋아해요. 그런 면에서 스테인드 스코어가 설치해놓은 폭탄에 디아볼로스가 쩔쩔매는 장면(ㅋㅋㅋㅋㅋ) 정말 즐거웠어요. 이 슬픈 시나리오에... 그나마 있는 웃을 수 있는 장면이었네요...ㅋㅋㅋㅋㅋㅋㅠ

 

아니 그래서 UGN하고 FH하고 협력 좀 하면 안돼?! 끔찍한 인체실험 지옥도 말고?!?!??? 역시 세상 좀 멸망 해봐야 협력할 애들 같습니다. 아~~ 어디 세상 멸망하는 시나리오 없나~~~~

 

그리고 이안허드슨이 처음으로... 졈의 출현을 본 시나리오였죠. 졈... 보통은 이것보다 더 빨리 볼 텐데 어쩌다보니 이안 허드슨은 상당히 늦어졌어요. 그것도 1화에서 코우키를 보며 졈이든 뭐든 구해내겠다고 선언했던 터라... 역시 더블크로스의 오버드로써, 자신이 언젠가 그렇게 변모할 수 있는 졈이라는 건 대척점에 있는 존재 같아요. 게다가 사사키 란은 무고한 피해자잖아요. 그 점이 정말 시나리오에서 너무너무한 지점이라고 생각도 들고... (P입니다) 이안이 추후에 틴달로스를 선택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더 이상 무고한 피해자가 줄어들도록 하기 위해서라도요. 조금 더 '일반인을 지킨다'는 감각이 드는 쪽을 선택하고 싶은 거죠.

 

그리고 다음은 로그를 찬찬히 읽어보며 든 생각이에요. 더블크로스 말인데요, 상당히 JRPG, 그러니까 일본 룰 답다고 느낀 지점이 있어요. 그건 이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졌음에도... 아니 가졌기 때문에 더더욱 사회에 소속될 수 있는 형태의 소수자를 모색한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미국 히어로물과 대조해본다면 조금은 다른 느낌이죠. 물론 JRPG 전반이 그렇기는 하지만... 

 

사사키 란도 그래요. 갑자기 자신이 소수자임을 알게 된 사람의 반응과... 똑같지 않아요? 나와 똑같은 사람을 찾고 싶었지만 없었다. 이해받고 싶었지만 외로웠다. 본질적으로 다수자들과는 다른 사람. 이거... 저만?! 그렇게!? 느끼고 있는 건가요!? 전에도 더블크로스 룰 향유자 중 소수자가 많은 이유는 룰 자체에서도 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있는 형태의 소수자에 대해 모색하기 때문이라고 느꼈는데 이번에도 같은 감상을 가져가게 되네요. 상당히... 상식적이에요. 물론 옳고 그름을 논하는 건 많은 룰에서 그렇지만, '방식'에 있어서요. 예를 들어서 사사키 란을 두고 생각하면, 외로워서 친구를 많이 만들고 싶었죠. 여기까지는 누구나 긍정할 수 있는 욕망입니다. 하지만 란은 졈의 사고방식으로 '폭탄을 터트려서 살아남은 애들을 친구로 만들자'라는 위험한 방식을 고집하고 있죠. 이것이 바로 졈의 행동양식이라면, 졈은 절대로 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없어요. 그리고 그것이 바로 더블크로스의 에너미입니다. 수많은 악역 중에서도 '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없는 방식을 고집하는 이'를 에너미 삼았어요. 이 점에서 저는 더블크로스의 지향점이 '사회에 소속될 수 있는 소수자'라고 느꼈고요.

물론 공식 시나리오를 논하고 있는 게 아니라서 공식이 이렇다! 고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지만요. 하지만 팬 시나리오에서 룰이 어떻게 향유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해요. 팬들이 룰을 어떻게 인식하고, 룰을 가지고 어떻게 놀고  싶은 지에 대한 방향성이 담겨 있으니까요.

 

적으면 적을수록... 전 FH 잘할거같다는 생각만 드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셀 꾸리면 분명 현장말소형 받은 오갈 데 없는 졈들 한소쿠리로 데리고 다닐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득 더블크로스란 룰에 대해 고민하면서 적어봤어요... 반박시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아직 일곱 세션 한 뉴비이기 때문입니다.

 

세션

https://youtu.be/7PFeDSPH51g

 

햐~~ 이건 좋았던 장면(이라고 쓰고 웃겼던 장면이라고 읽어요)이 너무 많아서 일단 나열해볼게요ㅋㅋㅋㅋ

그야... NPC가 갑자기 나 닌자야 하면 90% 싸우자는 거라서...

 

시나로에게 사가지 없이 굴지 말기

 

일단 마티론님~~~~ 란 롤플이 너무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역시 시나로 한두번 해보신 짬바가 아닙니다... 시나로는 PC를 이야기에 끌어들인다는 중요한 역할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 역할에 충실해주셨어요. 비록 이안 허드슨이 초반에 계속 4가지없게 굴었지만... 그럼에도 불고하고요ㅋㅋㅋ 나 걱정 없는 것 같지 않아? < 하 이런 npc를 어떻게 안 사랑합니까... 마지막까지도 순진무구했기 때문에 란은 최고의 히로인이었어요. 기존에 있던 다른 여캐들... 가령 마유나 후미, 키쿠 같은 경우는 친구 내지 동료라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외롭다" "네게 이해받고 싶다" "네가 이쪽으로 오지 않을 거라면 너와 적대하는 한이 있어도 친구를 더 만들 거다" 이거... 이거 완전 히로인 속성 아닙니까?! 제가 싸우지 않으면 로맨스를 느끼지 못하는 어떻게 되어버린 뇌라서 그런 것도 같은데요ㅋㅋㅋㅋ 끝까지 해맑아서 더 잊을 수가 없었어요 란... 이안의 인생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을 거고요. 덥크 이안에게 '죽은 자가 살아돌아온다' 라는 테마를 들고 온다면 란을 떠올릴 것 같네요(졈동고됐지만)

 

일억만년 란 이야기 하고 싶지만 다른 코멘트도 하자면 디아볼로스 롤플도 너무 즐거웠어요ㅋㅋㅋㅋ 골무 삼백개 주문하는 디아볼로스... 가정선생님으로 하자고 한 게 정말 좋은 초이스였던 거 같아요ㅋㅋㅋ 쟈코롤플의 권위자이신 마티론님답게 디아볼로스와 리키, 그리고 이안간의 티키타카도 즐거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란에 대해서는 디아볼로스가 어떻게 생각했을지 마티론님의 해석도 듣고 싶네요.

 

하...................빨리 오버드아카데미아 가!! 일반인도 오버드도 모두가 평등한 오버아카 가라고!!!!!!!

 

페어

제발 좀 이안허드슨

 

 아무튼 그런.........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중간에는 알콩달콩한 연애분투기도 있었죠! 사실 연애노선과 원래의 시날이 그렇게 잘 어우러지지는 않는다는 감상인데요(그야... 멘토를 짝사랑하는 PC1을 상정하지는 않았을 테니깐...) 리키와의 문제는 리키가 두둥. 사실은 흑막이었다?! 로 등장하는 다음 화에 조금 더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문제는 다음화는 리키의 버프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는 점인데요... 리키의 버프는 KAMI니까... 이번에도 리키의 버프 덕분에 무사히 시날을 돌파할 수 있었어요. 카쿄 무서우니까요... 그리고 요손 요고리 승여는 신이다.

 

지금의 이안은 리키를 상당히 신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깨 빌려달라는 씬에서도 생각했지만... 저 멀리 앞서나가는 사람, 닿고 싶은 사람, 언젠가 곁에 서게 된다고 해도 자랑스러울 수 있기를 바라게 되는 사람. 리콰이드가 그건 동경이 아니냐고 물어도 제대로 대답할 수 없겠네요. 그건 졸업도 하고 차이기도 해야 스스로 깨닫게 될 것 같거든요. 이안이 스스로의 감정을 동경으로 결론짓는 것도 나름 좋은 캠페인의 엔딩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어째서 시나리오 핸아가 이렇게 엽귀스러운 핸아인 겁니까?!?!?!?!? 배신자의 추적이라니요!??!!?

 

마치며

네... 저도 세션 로그를 읽어보면서 마지막을 적을 즈음에는 급격히 허름해졌는데요... 하....심란하다

그래도 사사키 란은 이안 허드슨의 친구구요..... 

다시 심상세계에서나....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안은 이쪽 사람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현실로) 돌아가야지." 같은 연출 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란주세요~~~~(땡깡)

아닙니다... 저는 오버드니까...

아니하지만 세션은 끝났잖아요 롤플 제대로 끝까지 했으니까 란주세요 엉엉엉엉엉

나중에 세뇌시날에 꼭 과거회상으로 나와줘야해요 꼭

이번에도 즐거운 세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최종화인 3화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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