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본 적이 있다. 너를 만나면 가장 먼저 어떤 감정이 떠오를지에 대해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에 대해서, 어떤 말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미안해, 이건 너무 두서없으니 탈락. 잘 지냈어, 너무 식상하게 들릴지도 몰라. 고마워, 뻔뻔하기도 하지. 결국 명쾌한 답은 아득한 구름 저 어딘가에 놓쳐 버린 채로 미적지근하게 식어 버린 라떼를 휘적휘적 저으며 창밖을 바라보는 일상이다. 또래 친구들이 이름을 부르면 금세 웃으며 답한다. 찰랑거리는 스마트폰의 키링, 마시멜로 같은 몽상들. 언제까지나 두루뭉술한 상념으로 남을 거로 생각했는데. 언젠가 너를 마주하라던 친구들의 타박, 소원을 빙자한 조언. 도망치지 않겠다고 스스로 한 다짐. 살짝 수줍게 웃던 그들의 미소가 너와 닮아있었다. 너무나 싫어했던 너의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