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이안은 자신이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크레도의 탑 입구에서 열세 살쯤으로 보이는, 검은 머리칼에 노란 눈을 한 소녀가 튀어나왔을 때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소녀는 탐색하듯 이안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샛노란 눈이 마주치자 이안은 그 눈의 동공이 세로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 연락하신 분 맞으시죠?” 기묘한 탐색을 끝내기 위해 이안은 먼저 입을 열었다. 때마침 이안의 바로 앞에 서 있던 소녀는 입꼬리를 올려 히죽, 하고 웃었다. 눈가에 장난스러운 기색이 번뜩였다. “네, 제가 맞아요. 다이스라고 말했었죠?” 이제 정상인처럼 굴기로 마음먹었는지 다이스는 무릎 위까지 오는 붉은 원피스를 툭툭 털었다. 이안은 그 몸눌림이 몸에 밴 익숙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