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허드슨과 베일을 두른 하툰
CoC 시나리오 <하렘의 탈출구는 죽음 뿐>의 간접적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독로를 빠져나오자마자 누군가 이안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직후에 그는 무명 천으로 입이 막혔다. 그늘 속에 몸을 숨긴 두 사람은 잠시 숨을 고르며 서로를 쳐다봤다. 먼저 입을 연 것은 검은 천으로 머리와 얼굴을 가린 이안 허드슨이었다.
“평행세계의 나라더니, 정말 똑같이 생겼잖아…”
그 말과 함께 이안의 입을 가렸던 천이 스르르 떨어졌다. 꽤 거친 환영이었지만 이안의 마음은 조금도 상하지 않았다. 절박한 사람들에게는 절박한 수단이 따르는 법이지. 이안은 그 대신 웃어보일 뿐이었다.
“게다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수상하게 여기지는 않을 테니까.”
“흐음.”
그 말에 검은 천의 이안은 오히려 자신을 수상하게 쳐다봤다. 이안은 결백을 증명하려는 듯이 두 손을 들었다.
“일단 그 옷부터 갈아입자. 아니면 적어도 가리기라도 해야지. 자, 이걸 둘러.”
변명할 기회를 준다면 이안은 완벽하게 평범한 옷을 입고 있었다. 물론, 21세기 기준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곳은 21세기는 아닌 듯 해 보였다. 역사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중세의…중동이려나. 이런 평행세계는 상상해 본 적도 없는데. 하긴, 그렇게 치면 우마머스마 때부터 태클을 걸어야 했다. 이안은 속으로 그렇게 궁시렁거리면서 어두운 색의 천을 둘렀다.
길고 어두운 천으로 몸을 감싸고 나니 조금은 이 시대에 녹아들은 모습이 되었다. 적어도 이안은 그러기를 바랐다. 중세의 도시 한가운데서 외부인으로써 위협받는 것은 아무리 이안이라도 사양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안은 귓가에서 화려한 금 장신구를 떼어놓고 있는 이곳의 이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널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이안… 이라고 부르면 이름이 겹치겠지.”
“직업이 뭐야? 호칭으로써 부를 수도 있잖아.”
“직업?”
이안으로써는 직전의 올드 샬레이안에 살던, 그러니까 리퍼인 이안을 떠올리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그 말에 이곳의 이안은 희안한 얼굴을 했다. 이안은 좀 더 추측을 덧붙이기로 했다.
“딱히 직업이 없는 귀족이라던가?”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다 기밀이라서.”
“비밀 임무라도 나가는 길인가 보지?”
“그렇게 떠 봤자 나오는 건 없어.”
앗차, 직업병. 이안은 자신의 입을 때렸다. 그 모습에 이 세계의 이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됐어, 어차피 이 세계에 계속 남을 것도 아니니까. 우리 둘뿐이라면 하툰 이안이라고 불러.”
하툰. 그건 파디샤의 신부를 뜻하는 단어가 아니었던가. 술탄의 하렘에 있어야 할 자가 어찌 저잣거리에? 이안의 머릿속에서 던진 질문을 읽은 것 마냥 하툰 이안이 대꾸했다.
“기밀이라고 했잖아.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하툰이고, 여기 나와 있는 게 들킨다면 분명 사형감이겠지. 그러니까 들키지 않아야 해. 알겠지?”
“알겠어.”
지금도 두 사람이 있는 다리 위로는 행인들과 마차가 지나다니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그러나 다리 아래는 마치 어떤 장막이 드리워진 듯이 묘하게 다른 분위기가 감돌았다. 작은 시내가 그들이 선 곳 옆으로 흘러갔다.
“그래서, 의뢰는 뭐야? 의뢰가 있었으니 나를 불렀겠지.”
“아, 의뢰.”
그렇게 말하며 하툰 이안은 이안 쪽으로 검게 도색된 검 하나를 던졌다. 날의 무게 때문에 이안은 거의 휘청일 뻔 했다. 거의.
“검 다룰 줄은 알지?”
그야 마검 정도는… 하고 답하려던 이안은 하툰 이안이 또 다른 검을 꺼내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너, 하툰이라며.”
“왜, 하툰은 검은 다루면 안 돼? 이거 파디샤보다 고지식하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보통 하툰이 검을 다룰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잖아.”
“하툰도 별별 배경이 다 있어.”
“그리고 네 배경은 검을 다루는 걸 요구했고.”
“응. 황자였거든.”
황자. 이안 허드슨은 더 이상 이 배경 설정에 태클을 달지 않기로 했다. 하긴 이안, 너는 마법사란다, 하는 세계가 있는 마당에 황자였다가 하툰이 된 자신이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다음은 뭐지? 리콰이드에게 차인 자신?
잠깐, 그러고 보니 리콰이드의 문제가 있었다. 이안은 두른 천을 퉤 뱉어내고 질문을 했다.
“그럼 리콰이드는 뭔데?”
“리콰이드? 리콰이드에 대해 알고 있어?”
검을 살펴보던 하툰 이안의 태도가 스산해졌다. 이안은 이 세계에 와서 두 번째로 결백을 증명해듯이 두 손을 들었다.
“난 아무것도 몰라, 특히 이 세계의 리콰이드에 관해서는. 그래서 물어보는 거잖아.”
“흐으음…”
하툰 이안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나 긴장은 오래 가지 않았고, 하툰 이안은 다시 돌아섰다.
“정말로 평행 세계의 내가 맞나 보네, 그런 것까지 알고 있는걸 보면.”
“모른다니까 그러네.”
하툰 이안은 그가 작게 투덜거리는 것을 듣는 체도 않고 나갈 채비를 마쳤는지 바구니 속에 무언가를 쑤셔넣었다.
“자, 가자.”
“뭘 할 건데?”
“하다 보면 알게 돼.”
“그러니까 뭘 할 거냐니까?!”
역시 들은 체도 안 하는 게 맞다. 하툰 이안은 곱게 자랐을 황자, 그것도 아마 타국의 황자였을 것임이 분명함에도 익숙하게 활기찬 저잣거리를 걸어나갔다. 이안은 그 뒤에서 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리기로 다짐했다.
하툰 이안이 하는 행동은 언뜻 보기에 거리의 여타 다른 사람이나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과일 가격을 물어 본다던가, 약간의 흥정을 하고, 사소한 잡담. 또는 안부 인사. 때로는 최근 이 부근에 일어난 일에 대해 묻기도 한다. 그러나 이안은 때때로 그가 뒤를 돌아 다른 사람들의 머리 너머를 확인하는 것을 눈치챘다. 미행이 붙었나 확인하는 것이겠지. 물건을 사거나 잡담을 하는 것도 물가를 확인하고 탐문을 하려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안은 어느 동전 밑으로 작은 쪽지가 오가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하툰 이안은 그것을 곧장 확인하고는 입으로 삼켰다. 이안 본능적으로 눈치채는 것은 직업병이나 마찬가지다. 엽귀는 감찰 기관이니까. 하툰 이안이 하는 것은 명백한 첩자의 작업이었다. 황자가 궁에서 나와서까지 해야 하는 첩자 활동이라니, 정말로 인재가 궁색한 모양이지. 그러나 이안은 굳이 이를 지적하지 않고 잠자코 하툰 이안의 행동을 지켜봤다. 두 사람은 끊임없이 움직여 북적거리는 도시를 가로질렀다. 황궁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녁 노을이 하늘을 물들일 즈음 두 사람은 하렘으로 숨어들었다. 이쯤 되자 이안도 하툰 이안이 하려는 행동을 눈치채지 않을 수 없었다.
“못 해.”
하툰 이안은 비단 스카프를 들고서 이안을 빤히 바라봤다.
“안 돼, 못 해. 성공할 리가 없어.”
“생각해 봐, 딱히 속이는 것도 아니야. 오늘 밤에는 여기 이안 허드슨이 있어야 하지. 그리고 있을 거잖아?”
“속이는 게 아니라니! 우리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 넌 전 황자인 데다 파디샤의 하툰이고, 나는 21세기의 평범하게 태어나서 평범하게 자란 일반인 이안 허드슨이거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너밖에 없어. 어쨌든 동일인물이잖아? 게다가 누가 알겠어, 어차피 자는 척을 할 테니 다른 사람과 대화할 일도 없을 거야. 감쪽같지.”
“아니거든! 들키면 처형이라고, 처형.”
하툰 이안이 그 말에 팔짱을 끼고 쳐다봤다.
“심부름센터.”
“윽,”
“뭐든지 도와줄 수 있다며. 특별한 수단까지 있다며. 어쨌건 평행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는 건 마술적인 능력을 가졌다는 거 아니야? 게다가 난 어떻게 해서든 오늘 밤 가야 하는 곳이 있어. 이쪽도 나름 목숨 걸고 있다고. 싫으면 지금이라도 돌아가. 올 때 돌아갈 수단 정도는 생각했을 것 아니야.”
“......”
확실히 그 말이 맞았다. 정말로 연관되기 싫었으면 내 일이 아니라며 한참 전에 내뺐을 것이다. 그러나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이안 허드슨 아닌가. 평행세계의 자신이다. 그리고 어딘가에는 리콰이드 던도 있을 것이다. 리콰이드가 이안과 이미 얽혀 있다는 것은 하툰 이안의 반응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결국 이안은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다음은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졌다. 당연히 계획의 일부겠지만, 오늘은 파디샤도 다른 하툰들도 방문할 예정이 없다고 하고.
"...그래서 말인데, 오늘은 일찍 잠이 들 거니까 방해하지 말아주겠어?"
문 너머에서 하툰 이안이 시중 드는 이들에게 일러 두는 것을 들으며 이안은 한숨을 쉬었다. 정말 파디샤라도 오면 어떻게 하지? 몸에 손을 대려고 하기라도 하면? 리콰이드를 두고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가져야 할 상황에라도 처한다면 어쩐단 말인가? 그 생각을 읽은 것처럼 나갈 채비를 마친 하툰 이안이 창문을 넘으며 일렀다.
“아, 파디샤가 오면…”
“...”
“...”
“...”
“...어쨌든 자는 척 해. 그거라면 넘어가 줄 테니까. 아, 혹시라도 말하게 된다면 존대 쓰는 것 잊지 말고!”
“그럼 반말을 하겠냐. 아니, 그것보다 그거라면 넘어가 주는 거냐고!”
“아무튼 그럼 다녀올게!”
그리고 순식간에 하툰 이안은 사라졌다. 이안은 다시 한숨을 쉬며 화려하고 푹신하게 꾸며진 침대에 뒤로 엎어졌다. 하여튼 이안들이란. 리퍼 이안도 어지간히 막무가내라고 생각했지만 이 이안은 차원이 달랐다. 그러나 이안의 걱정과 다르게 오는 사람은 없었고, 시간은 지루하게도 흘러갔다. 이안은 조금씩 졸음이 몰려 오는 것을 느꼈다. 아, 자면 안 되는데. 진짜 안 되는데…
언뜻 화려한 옷과 장신구를 두른 리콰이드 던을 보고 웃는 꿈을 꾼 것도 같았다. 꿈 속에서 리콰이드는 이안을 보고 마주 웃었다.
“정말 잘 줄은 몰랐는데. 너도 진짜 이안 허드슨이구나.”
“그거 욕이지.”
“따지자면 셀프 디스니까 신경 안 써도 돼.”
셀프 디스는 무슨, 그거 나한테도 해당되는 거잖아. 이안은 푹 자서 분할 정도로 개운한 몸을 일으켰다.
“그래서? 들키지 않고 잘 다녀온 것 맞지?”
“응. 이쪽도 문제 없었던 것 같고.”
시간은 아직 동이 트기 직전이었다. 하툰 이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둘둘 둘렀던 천을 벗어 어딘가에 쑤셔넣었다. 그가 널찍한 침대에 풀썩 앉자 침대 위에는 영락없이 똑같은 하툰이 둘 있는 것처럼 보였다. 비단 잠옷이 이불에 아무렇게나 펼쳐졌다. 이안은 이 틈을 타서 턱을 괴고 하툰 이안을 바라봤다.
“그럼 의뢰도 끝났으니 보수 받아도 되지?”
“그래. 그래서 그 보수란 뭔데.”
“대체 리콰이드랑 무슨 사이야?”
“엑, 또 리콰이드 이야기야?”
잠옷을 입고 이안 둘이서 나누는 리콰이드 이야기. 분명 말로만 들었을 때는 간질간질한 연애담이라도 나와야 할 타이밍이다. 이안이 지금까지 만나왔던 두 이안도 분명 그런 태도였고. 그러나 지금 하툰 이안이 보이는 태도는 아까의 날카로운 태도보다는 누그러졌을지언정 질색에 가깝다.
“리콰이드와 내가 무슨 사이인지는 내가 더 알고 싶을 정도야. 애초에 그 사람의 의중을 모르겠어. 경계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믿어도 되는지.”
“흐음… 생각보다 더 복잡한가 보네. 그래도 형식적인 관계란 있을 것 아니야. 어떻게 알게 됐는데?”
“전쟁터에서?”
“적으로, 아군으로?”
“당연히 적이지.”
당연히 적이구나. 이안은 지금까지 이 세계의 리콰이드 던에 대해 예상하던 것을 죄다 폐기하기로 했다. 아니, 그보다 그렇다면,
“너, 하툰이라며. 그러면 파디샤와 결혼한 것 아니야? 리콰이드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당연히 결혼했지.”
하툰 이안은 이안이 2+3 같은 간단한 사칙연산을 헷갈려 한다는 듯이 한심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러니까 다른 세계의 사정 같은 건 모른다니깐.
“리콰이드랑 결혼했지. 리콰이드가 바로 파디샤인걸.”
“엥?”
“아무리 다른 세계의 사정이라고 해도 너무 상황 파악이 느린 것 아니냐…”
“아니, 그러니까…”
그러니까… 황자였던 이안은 전쟁터에서 리콰이드를 만났는데, 그 리콰이드가 파디샤였고, 아마도 리콰이드는 이안을 복속시켜 하렘에 들였다는…
“...너무 자극적인 상황 아니야?”
“남의 인생 가지고 말이 심하거든?”
하툰 이안은 여전히 이안을 한심하게 보고 있었다. 이안은 머리 속을 정리하려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럼 리콰이드의 의중을 모르겠다는 건 무슨 소리야? 연애에 밀당이라도 해?”
“연애? 그거야말로 무슨 소리야.”
하긴, 아무리 자신이라도 적국의 원수가 되는 리콰이드를 쉽게 사랑하겠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이안은 접근을 달리 해보기로 했다.
“ 하렘에 들어온 건 첩보 활동의 일환? 지금은 리콰이드와 탐색전 중인 거고?”
“뭐어, 그런 셈이지.”
이제야 제대로 짚은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리콰이드의 화제가 나왔을 떄의 하툰 이안의 뾰족한 태도가 이해가 된다. 하툰 이안은 적국의 수장을 상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애매한 대응은…
“솔직히 말해봐, 리콰이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으음, 믿을 수 없고, 권위주의적이고, 언제 한 번 꺾어주고 싶고…”
“그리고…?”
“분하지만, 정말로 분하지만 강하고… 그리고…”
“계속 말해봐.”
“...좋은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흐음…?”
“...내 편이었으면 좋겠어.”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건 분명 도움이 되겠지. 그렇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써…”
“흐음…”
“뭐야, 그 시선은.”
“아니, 그냥.”
이안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툰 이안이 하는 말을, 그의 입장을, 그가 아직 깨닫지도 못한 리콰이드에 대한 그의 욕망을.
그를 욕망하고 싶어. 그를 사랑하고 싶어.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같은 편이 될 필요가 있다. 그렇구나, 너는 그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설령 적국에 서더라도, 나는 당신을 이해하려고 애를 쓰는구나.
그리고 그건 참… 씁쓸하면서도 묘한 사실이었다. 이안은 푹신한 침대에서 일어섰다.
“어디 가?”
“이제 돌아가야지. 여기 오래 있을수록 들킬 확률만 올라갈걸?”
“보수는?”
“이미 받았어.”
“알고보니 내 미래의 수명이라던가, 행운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겠지?”
“질문에 대답해 주는 걸로 충분했으니까 걱정 마.”
하툰 이안은 여전히 침대에 누운 채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다시는 그를 만날 수 없겠지. 이 세계의 이안과 리콰이드가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도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안은 드물게도 좋은 예감이 들었다. 눈앞에 있는 이안이 리콰이드를 사랑해 내고 말 것이라는, 그렇게 해서 어떤 어려움이라도 헤치고 나갈 것이라는. 그래서 이안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스스로로써도 의외였다.
“죽지 마.”
“노력해 볼게.”
작별 인사는 그걸로 충분했다. 이안은 발코니로 향하는 커튼을 걷고 그 뒤로 걸어들어갔다.
하툰 이안이 그 커튼을 걷었을 때, 그는 이미 떠난 후였다.